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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폐암 4기 선고에서 자전거 기부 여행까지 꿈꾸는 김선욱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5. 2. 21:25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현실화되었다. 풍요로운 식습관과 발전하는 의료 덕분에 100세 시대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병으로 건강을 잃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 2010년에 폐암 4기 선고를 받았지만 점점 호전을 보이며 자전거 기부 여행을 꿈꾸는 60세 남자, 김선욱 씨가 있다. 그와 만나 건강을 되찾기 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취재 이혜송ㅣ사진 박종혁


‘암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걸리는 병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암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 되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현재 암투병하고 있는 환자들과 유전적인 요인 등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이 1백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 즉, 누구도 암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는 건강하니까’라며 건강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고,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만난 김선욱 씨도 자신도 여느 사람처럼 그랬다고 고백한다. 호주에서 20년간 이민 생활을 했던 터라 수상스키, 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를 오랫동안 해오며 건강 관리를 했었기 때문에 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다고 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요. 목요일부터 심하게 체한 것 같은데 배가 아파서 소화제만 계속 먹고,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었어요. 평소에 잔병치레도 잘 하지 않아서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금요일이 되니 더욱 아프고, 토요일 되니 움직이지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주에 주일 예배도 못 드리고, 결국 주일날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응급으로 검사한 결과, 간 수치는 이미 10배가 넘는 상황이었고, 심장에 물이 꽉 찬 상태였다고 한다. 조금만 늦었으면 심장 이상으로 목숨을 잃을뻔한 위기의 상황. 다음 날 바로 심장의 물을 빼는 수술과 검사를 받게 된다. 그때 폐에 암 증세가 보이는 것 같다며 대학병원으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다. ‘암’이라는 것이 자신한테 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앞이 깜깜했다고. 대학병원으로 옮겨 조직 검사를 하고, 바로 폐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요즘, 암 초기 증세는 수술이나 약물 치료로 이겨낼 수 있어요. 그런데 완쾌하기 힘들다는 폐암인데다가 4기라며 수술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듣는데 믿어지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불안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암을 받아들이고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 힘쓰다


“폐암 4기네요”라고 검사 스크린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주치의.

“그럼, 저 얼마나 사는 거예요?”

“요즘에는 그런 얘기 해주지 않습니다. 3개월 선고 받았던 사람이 10년 넘게 살기도 하고, 쉽게 완치될 것 같은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기도 하거든요.”

“그럼, 저 시골에 가서 요양하는 것은 어떨까요?”

“적극적으로 암 치료를 해야지, 일부러 시골에 왜 갑니까?”

“일하는 것은 그만둬야겠죠?”

“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평소와 같이 생활하면서 암 치료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암 진단 받던 날 김선욱 씨와 주치의가 나눈 대화 내용이다. 폐암 4기인데도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며 적극적으로 암 치료를 받으라는 주치의의 답변을 믿고, 그는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암’이라는 병을 받아들이기 싫었는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가지 않았던 새벽예배에도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도 아내와 함께 더욱 절실히하게 되고, 새벽예배도 빠지지 않게 됐어요. 그러는 동안 영이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암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암에 걸리니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고, 또 삶도 하루하루 소중히 여기게 되면서 더욱 열심히 살게 됐어요.”


기도를 하며 암을 받아들이게 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김선욱 씨. 지금은 암이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건강이란, 영육이 둘 다 건강하게 비슷한 경지에 이르렀을 때다. 육체가 약해지면 영도 약해지기 때문에 영이 강해져야 육체도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더욱 열심히 믿음 생활을 하며 활기차게 살고 있다.





평소 건강 관리를 한 덕에 힘겨운 암 치료도 이겨내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점점 호전되고 있는 김선욱 씨. 암 치료를 마친 후 지금은 ‘이레사’라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 암 환자면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약인 줄 알았는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어 복용 할 수 있는 환자도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암 진단을 받기 전부터 많은 운동을 꾸준히 해왔고, 담배는 피우지 않았던 터라 가능했다고 한다.


“20년 동안 호주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동안 수상스키, 사이클 등 몸을 많이 쓰는 운동을 오랫동안 해왔었죠. 2005년 한국에 돌아왔는데, 그때도 계속했고요. 내성이 생기는 강한 약이나 몸이 버티기 힘든 암 치료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기초 체력이 있어서라고 하더라고요. 많은 말기암 환자들이 힘들어서 지쳐 쓰러지곤 하는데, 저는 꽤 잘 버틴 편입니다.”


암 치료 중에는 빠른 순환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게하고, 소변 촉진제도 맞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암 치료 후에도 순환을 위해 물을 생명수처럼 여기면서 수시로 마신다고 한다. 평소에도 하루에 2리터 정도 마셔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좋은 음식만 일부러 골라 먹거나 소문을 듣고 민간요법 등을 시도해 보곤 하는데, 김선욱 씨는 그러지 않았다. 전문의를 믿고, 그의 방침에 따랐다. 평상시에는 영양을 위해 고구마, 현미, 채소, 견과류 등을 고루 먹는다. 가능한 한 몸에 좋지 않은 소금이나 기름은 사용하지 않는 정도가 전부다. 이러한 것을 꾸준히 지킨 결과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한다.


“암 진단 받은 후에 특별히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많이 웃기’입니다. ‘웃음보따리’라는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는 암이나 불치병 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유도 없이 ‘하하호호’ 큰 소리로 웃습니다. 한 달에 2번씩 모이는데, 이렇게 와서 크게 웃다 보면 스트레스나 불안 등이 날아가게 되고, 어느새 진심으로 즐거워지게 됩니다.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사는 것도 영육을 더욱 건강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들도 한번 해보세요.”




자신과 같은 암 환자를 위해 5월에 자전거 기부 여행을 떠나다


현재 주한 스리랑카 대사관의 노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선욱 씨는 올 2월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5월부터는 아내와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젊은 시절부터 해외 생활을 해왔던 그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어 쉰다섯까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냈었다. 그러다 뒤늦게 소중한 인연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 2007년에 결혼한 것. 그때 아내와 함께 자전거 세계 일주를 하며 노후를 보내자는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암 선고를 받고 계획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 구체적인 계획이 생겼다.


바로 자전거 여행을 하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암 환자들을 직접 만나 응원의 메시지도 전하고, 치료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암 환자들에게 기부금을 전하고자 하는 것. 공동 커뮤니티를 형성해 재능을 기부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부금을 모아 직접 자전거로 다니며 전해 주고 싶은 것이다. 가능하다면 랜스 암스트롱과 같은 재단을 만들고 싶은 것이 그의 새로운 꿈이자 비전이 되었다.


“2014년 5월에 미국부터 다니는 것으로 계획했었는데, 최근 그 계획이 국내, 일본 순으로 바뀌었습니다.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하는 까닭도 있지만, 가까이에 있는 국내 분들부터 만나면 좋을 것 같아서요. 5월에 아내와 함께 임진각에서 출발해 동해로, 동해에서 다시 서해 쪽으로, 즉 지그재그로 다니기로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김선욱 씨는 자신이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꿈이 생기니 하루하루를 더욱 생동감 있게 살아가게 되면서 앞으로의 삶도 감사하기만 하다.


“살 수 있는 확률이 1%라 했을 때, 그 1%가 제가 된다면 저는 100% 살 수 있습니다. 내일의 희망을 포기하면 내 삶이 없어지게 되므로, 건강할 때부터 항상 희망차게 살기를 권유합니다.”


"크리스천의 건강 관리-폐암 4기 선고에서 자전거 기부 여행까지 꿈꾸는 김선욱"

빛과소금, 2012년 2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