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는 어떤 여행인가요?
‘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는 이름 그대로 ‘치유Cure’를 위한 ‘자전거 여행Cycling’입니다.
여행의 주인공 김선욱 씨(60세)는 2010년 11월 11일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폐암 4기 환자가 자전거를 타고 6개월에 걸쳐 7,000Km 국토 종단 여행을 떠난다는 꿈 같은 이야기 ― 말 그대로 ‘꿈’으로 그쳤을지 모를 일이 어느새 현재진행형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5월 1일 임진각을 출발한 여정은 10월 31일 제주도 한라산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180일간 계속됩니다. ‘하루 6시간, 주 6일, 하루 50Km 이내 라이딩’이 원칙이며, 국토를 동-서로 교차 종단하는 방식으로 총 7,000Km를 달립니다.
동-서로 교차 종단하게 되는 주요 경유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 – 강원 – 청주 – 대전 – 문경 – 태백 – 안동 – 군산 – 거창 – 대구 – 울진 – 전주 – 김제 – 함평 – 곡성 – 부산 – 거제 – 통도 – 삼천포 - 여수 – 순천 – 목포 –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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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를 위한 자전거 여행 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의 첫 번째 증거는 바로 여행의 주인공 김선욱 씨입니다. 은퇴를 얼마 앞둔 나이에 찾아온 폐암 4기라는 병마 앞에서 한동안 절망하고 낙담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암’이라는 현실과 대면하여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합니다.
Q. 지금 표정이나 낯빛은 전혀 환자 같지 않은데요.
“암에 걸리면 맨 처음 패닉(panic·공황)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는 디프레스(depress·우울)가 오지요. 그리고 나면 컴프로마이즈(compromise·체념)의 단계가 됩니다. 이 체념 단계가 매우 힘듭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할 수 없는 상태예요. 항암치료를 받으면 신경이 죽어서 입맛이 사라지지요. 그러면 아무것도 먹기 싫고 먹지 않게 되니 자연스레 힘이 빠집니다. 그럴 때 남는 건 오로지 의지뿐인데, 그 의지마저 놓치면 그저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이죠.”
Q. 어떻게 의지를 되살려냈습니까.
“아내의 권유로 조금씩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작년 3월쯤이었는데, 산책하다가 언 땅에서 새싹이 솟는 것을 발견하고 큰 깨달음과 희망을 얻었습니다. 고통 뒤에는 반드시 평안이란 대가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암 선고를 받고 얻은 공포가 크면 클수록 그 뒤에 찾아오는 평안도 크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러다가 북한산 등반을 가게 됐는데, 그때 아내가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Q. 지금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나는 의사에게 내 암이 어디까지 전이됐는지, 크기가 얼만한지 일절 물어보지 않습니다. 종양의 크기를 안다고 해서 도움 되는 일이 있을까요? 병세를 안다 한들 의사와 나 사이의 의학적 지식 차이를 줄일 수도 없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긍정적인 생각뿐이에요. 사람들은 이성과 감성이 일치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나는 문제없다는 감성과, 내가 암 환자라는 이성이 일치하지 않는 거죠. 물론 어렵지만, 나는 이성도 감성도 내겐 아무 문제없다는 식으로 일치시키려고 노력합니다. 2014년에도 제가 살아 있을 확률이 10%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만약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내게는 10%의 삶이 남은 게 아니라 여전히 100%의 삶이 남아 있는 거죠.”
“주한 스리랑카 대사관 노무관으로 일하던 것을 2월 말에 사직했습니다. 자전거 여행 때문이지요. 생각해보면 나는 너무 인생을 막살아왔던 것 같아요. 제 첫 직장은 일본 무역회사의 한국지사였어요. 이후에 카펫이며 가구 같은 이른바 '호화사치품' 수입업을 해서 돈도 꽤 벌었습니다. 그러다가 5공화국 정권이 이런 업태에 철퇴를 치는 바람에 다 그만두고 호주 이민을 갔습니다. 그때 동업자에게 크게 사기도 당했지요. 호주에서 건물 청소도 하고 불법체류로 일하면서 다시 일어섰는데, 그때 사실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Q. 그게 뭡니까.
“바로 펀(fun)이라는 거예요. 외국 생활하면서 외국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인생에서 재미가 가장 우선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거죠. 사실 지금 암도 '펀'이 없으면 이겨내기 어려울 겁니다. 제가 만들어 낸 말이 있는데, fun에다가 암(cancer)의 c, 그리고 tion만 붙이면 기능(function)이 됩니다. 재미가 있어야 기능이 된다는 거죠. 인생을 너무 바쁘게만 살고 사람을 볼 때 손익득실만 따지면서 살다 보니 펀도 없고 한번도 나 자신을 돌이켜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암에게 감사할 일이죠.”
☞ 조선일보 인터뷰 [ Why ] [ 한현우의 커튼 콜] “난 말기암 환자다” 자전거 타고 소문내러 가는 남자 ※ 全文 보러 가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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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 여행을 통해 김선욱 씨는 전국에 있는 암 환우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암을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하고, 나아가 암과 함께 새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김선욱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암 환우들에게 “우리 함께 힘을 냅시다!”라고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하며 치유와 회복을 향한 희망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나 자신과 같은 암 환우들을 만나 용기를 북돋우고 싶다’는 어느 폐암 환자의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보태진 여러 손길과 마음이 있었습니다.
여행을 함께 계획하고 준비하던 이들이 그랬듯, 신문・방송・인터넷을 통해 김선욱 씨의 여행 소식을 처음 접하게 된 분들은 ‘폐암 환자가 자전거 여행을?'이라며 놀라움으로 지켜보기 시작해 차츰 전율과 희망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구간 여행에 동참해 ‘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에 힘을 보태주실 분들, ‘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 팀이 지나는 길목에서 마주치게 될 전국 곳곳의 이웃들도 또 다른 전율과 희망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요. 예상 가능한 경로에서 예상치 못한 만남과 사건들을 겪게 되는 ― 여행 특유의 ‘묘미’까지 더해진다면, 이 여행 ‘사이클링 포 큐어Cycling4Cure’를 매개로 어떤 치유와 회복이 일어날지 ―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진정한 의미의 치유와 회복이 세상에 가져올 변화들 역시 우리 함께 기대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