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ING DIARY

[7월3일] 아름다운 꽃길을 지나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6. 07:26

 

오늘은 어제 라이딩을 마쳤던 전북 장수군 장계면 경덕리, "육십령 고개" 아래에서 경남 함양군을 향해 새로운 걸음을 딛는 날입니다. 그동안 Cycling4Cure는 수없이 많은 도와 시, 군과 면의 경계를 넘어 왔는데요. 이날만큼은 계룡도령과 함께 하는 첫 번째 경계 이동이기에 각별히 '새로운' 걸음이라는 의미를 붙여 보았습니다. ^^

 


 

김선욱 씨는 매일 아침, 출발에 앞서서 반드시 얼굴 사진을 찍습니다.

하루 하루 표정이나 안색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박재란 씨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꼼꼼한 사전 준비는 언제나 동반자 박재란 씨의 몫이지요. 

이제 또 다른, 새로운 길을 향해 페달을 밟아 나갑니다.

 


 

힘차게 내달리는 김선욱 씨의 자전거는 

험준한 육십령 고개를 넘어 함양군으로 접어 듭니다.

 


 

금방이라도 한바탕 비를 쏟아 부을 것 같은 먹구름이 덕유산의 줄기 황석산 자락을 감싸고 있더군요. 정말로 큰 비가 오는 것은 아닐지 조마조마 하면서도, 길고 긴 내리막길이 눈 앞에 펼쳐지자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함양군 서하면을 경유하면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등 아름다운 정자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서하면을 지나 안의면으로 가는 길. 

농번기를 어느 정도 지낸 농촌에서는 도로 주변의 잡초들을 제거하느라 한창이었습니다. 김선욱 씨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잡초와 같은 상념들도 깨끗하게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굳은 의지가 있다면야 어려울 것도 없겠지요. ^_^ 

 



50분간의 라이딩 후 잠깐 동안 주어진 휴식 시간에 김선욱 씨는 무엇을 할까요?

자세가 어째 이상해 보인다구요?

김선욱 씨 나름의 몸 풀기,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입니다. 몸을 푼 후에는 박재란 씨가 정성껏 준비한 과일이나 음료를 마시며 칼로리 보충을 합니다.

 

 


늦봄에 시작된 Cycling4Cure의 7,000Km 대장정도 2개월여를 넘기면서 어느새 여름의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습니다. 길가에 파릇하게 솟아 오르던 새싹들도 어느새 꽃을 피우고, 바람에 한들거리며 환영의 손짓으로 Cycling4Cure를 반겨주는 계절이 되었네요. 


 

 

 

보통 오전 9시경 시작되는 김선욱 씨의 라이딩은 50분씩 달린 후 칼로리 보충을 위한 휴식 시간을 때때로 가지면서, 하루 50~60Km 정도를 달립니다. 

이렇게 달리는 동안은 Cycling4Cure의 팀워크가 아주 중요합니다. 김선욱 씨 혼자만 달리고 있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모든 구성원들의 배려, 그리고 호흡 맞추기가 단체 라이딩의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로드매니저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 계룡도령은 가끔 Cycling4Cure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주지 못해 가뜩이나 힘든 김선욱 씨를 더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ㅠ_ㅠ 제 본심은 언제나 김선욱 씨를 돕고싶은 마음 뿐인데 말이지요.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낼 장사가 있을까요? 오늘 역시도 한낮의 더위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점심 식사 후 태양이 작렬하는 2시까지 열심히 달리다가, 우연히 만난 멋드러진 정자로 들어가 짧지만 달콤한 오수를 즐겼습니다.

 



농촌에서는 여름이 되면 날이 밝아오는 새벽부터 들일을 하고, 11시 쯤 날이 뜨거워지기 시작할 때 마을의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낮의 열기를 피하곤 합니다. 

이날도 정자에서 삼삼오오 모여 쉬던 마을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김선욱 씨와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곤 했습니다. 2년 전 아들을 심장마비로 먼저 보냈다며 슬퍼하시던 할머니를 김선욱씨가 위로하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우리네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야 하거나 공사장 인근을 지나야 할 때면 

더 많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김선욱 씨의 곁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대형 트럭들을 볼 때면 그저 조마조마한 마음 뿐, 교행차량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그저 긴장의 연속입니다. 자연 속에서 태어난 인간은 자연을 멀리하다보니 더 위태로운 환경에 놓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ycling4Cure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경계 짓는 육십령 고개를 넘어, 함양과 거창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합천군의 경계에 다다랐습니다.


 


오늘도 꿋꿋하게 라이딩을 마친 김선욱 씨를 박재란 씨가 따뜻하게 맞아 줍니다. 시원스럽게 내달린 내리막도, 한들거리며 얼굴을 내밀고 있던 꽃길도, 힘들게 넘어온 고갯길도 오늘 하루의 기록으로 남겨졌습니다. 



  • 2012년 7월 3일 (화) 흐린 뒤 맑음 - 64일차
  • 이동 경로: 육십령 고개 > 함양군 서하면, 안의면 > 합천군 가야면
  • 일일 주행: 59.5Km
  • 누적 주행: 2863Km

  

 

오늘 달린 거리만큼 김선욱 씨가 더욱 건강해지고, 

전국의 환우들을 밝게 비추는 희망의 빛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계룡도령'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