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ING DIARY

[7월5일] 빗속에서 만난 멋진 캠프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7. 6. 17:23


오늘은 거창군 율리 야영장에서 3일간의 캠핑을 끝내고 청송군으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6시 30분부터 시작된 텐트 철수를 마치고, 자동차에 짐을 싣고 있는데 한 방울 두 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걱정의 먹구름도 조금씩 제 마음 속에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예정되어 있던 9시 스타트를 위해 어제의 종착지 야천 삼거리로 가는데, 빗줄기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거세게 변해버렸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도착한 야천 삼거리는 지척을 분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로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또 다시 라이딩을 포기해야 하는 날이 되어버렸네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비에 젖은 몸이 달리는 속도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는 합니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우천 라이딩이 쉽지 않은데 김선욱 씨같이 매일의 건강을 민감하게 체크하는 경우라면야 더더욱 비오는 날을 조심해야 하겠지요.


 

 

라이딩을 포기한 Cycling4Cure는 비가 그치면 달릴 길을 미리 탐색해보기로 했습니다.

새로 텐트를 설치할 장소도 물색해 볼 겸 시내로 나가봅니다.

 



정상적인 속도라면 청송의 야영장에 숙소를 마련해야 하지만, 내리는 비 때문에 일정이 조금씩 늦춰지면서 청송까지 가는 일은 '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대신에 야천 삼거리 근처에서 캠핑을 하기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그런데 야천 삼거리 주변을 돌며 대안이 될 곳을 찾고 또 찾았지만, 전기가 없고 차량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야 야영장이 있는 등 빗속에서 텐트를 치기에는 너무 어려운 장소들 뿐이더군요. 

결국 부득이 하게도 가야산 자락으로 되돌아 가기로 했습니다.

 


 

왜관에서 가야산으로 되돌아 가는 길.

하루 종일 차속에서 지내다시피하여 지치기도 했고, 빨리 자리를 잡은 뒤 쉬어야 겠다는 생각 때문에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새로이 생긴 4차선 도로로 진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앗차, 김선욱 씨의 호된 꾸지람이 들려오더군요. ㅠ_ㅠ

 

김선욱 씨는 2차선 정도의 오래된 지방도로를 일부러 찾아서 달릴 정도로, 옛길을 좋아하는 라이더이기 때문이지요. 왜관을 오면서 거쳤던 바로 그 길을 따라 거슬러 가길 원한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빗속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후, 다시 찾은 가야산의 품 속에서 숙소 잡기 대작전이 펼쳐집니다.

 

사실 요즘 시골에서 숙소를 잡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부터 불기 시작한 펜션 열풍 때문에, 하루 숙박비로 1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시골의 숙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자연과 호흡하면서 지내길 좋아하는 김선욱, 박재란 부부는 가급적이면 야외에서 캠핑하기를 바라는 편이고요. 물론 저 계룡도령도 이와 같은 생각이기는 합니다.^^

 

 

 

걱정에 걱정을 거듭하며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오는 백운리를 돌아다니던 도중, 개장 준비가 한창인 '가야백운오토캠핑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7월 7일, 이번 주 토요일을 개장일로 잡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오토캠핑장이었습니다. 아직 정식 개장은 아니지만 Cycling4Cure는 다행히도 이곳에서 여장을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연하게도 첫 손님이 되는 행운까지 맞이하게 된 것이지요. 오늘부터 월요일까지, Cycling4Cure는 4박 5일간 머물 첫 손님이 되었습니다.^^


 

 

숙소가 정해졌으니 편안한 마음을 자동차에서 짐을 내립니다. 

텐트도 치고 살림살이를 정리하면서, 편안하게 지낼 수있도록 준비합니다.

 

그런데 살림살이를 차에서 내리면서, 아주 큰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지붕 위에 올려둔 매트와 침낭 등이 비에 젖어버린 것이지요. 절대로 젖어서는 않될 물건들이 죄다 침수가 되어 슬픈 빗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습니다. ㅠ_ㅠ


 

 

첫 손님이라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불행 중 다행으로 캠핑장의 친절한 사장님 두 분이 Cycling4Cure의 침수된 장비들을 서둘러 탈수해 주셨습니다. 모기장도 쳐 주셨고요. 이것저것 그저 도움만 받은 것 같아, 저 계룡도령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캠핑장은 원래 '가야백운참숯가마'라는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사장님의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은 채 1년여를 비워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평소 레저 스포츠에 관심이 많던 사장님의 아들 김도영 씨가 업종 변경을 시도한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7월 7일 개장하는 '가야백운오토캠핑장'이라고 합니다.


그 때의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이, 멋진 황토 숯가마가 무려 6대나 숨죽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Cycling4Cure는 바로 이곳에 캠핑아닌 캠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숯가마 속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그야말로 '별난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황토 토굴이라니, 생각만 해도 기가 "팡팡" 충전되는 것 같아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 2012년 7월 5일 (목) 흐리고 비 - 66일차
  • 이동 경로: 가야면 야천 삼거리 > 가야백운오토캠핑장
  • 일일 주행: 0Km
  • 누적 주행: 2892.5Km



황토 숯가마에서 충분히 기를 충전한 후 

더욱 더 건강한 라이딩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계룡도령'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