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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CBS] 김현정의 뉴스쇼 "말기암 환자의 자전거 여행"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폐암 4기 김선욱 씨 



오늘이 연휴 마지막날입니다. 이렇게 연휴에는 가족 단위로 여행들 많이 떠나시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 시각 마음껏 여행을 즐기고 있는 한 분, 그 현장을 연결을 해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평범한 여행은 아니고요. 자전거로 전국 7000km 일주를 하는 분이에요. 그런데 이분이 지금 폐암 4기 투병중이랍니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직접 만나보죠, 김선욱 씨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선욱> 네, 안녕하세요. 김선욱입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쯤 계시는 거예요? 


◆ 김선욱> 지금 강릉에 청송해수욕장 근처에 텐트를 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텐트를 치고 어젯밤, 하룻밤, 주무셨군요?


◆ 김선욱> 토요일 밤 어젯밤, 이틀을 잤습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의 강릉 날씨는 어떻습니까? 


◆ 김선욱> 지금 구름이 끼고 아주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거기 놀러간 분도 많으실 텐데. 날씨가 오늘 별로 안 좋군요.


◆ 김선욱> 네.


◇ 김현정> 보니까 자전거 일주를 5월 1일부터 시작하셨어요. 그러면 벌써 28일이 됐다는 이야기인데.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달리시는 거예요? 


◆ 김선욱> 보통 하루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달리고. 추후에 지형에 따라서 80km로 달리기도 하고 60km도 하기도 하고 40km도 달리기도 합니다. 


◇ 김현정> 하루에 평균 50km. 혼자서 달리시는 건 아니죠? 


◆ 김선욱> 저 혼자 달리고 있고요. 제 뒤에 차량이 따라오면서 저를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차량에는 누가 타고 계세요? 


◆ 김선욱> 차량에는 저희 집사람 박재란 씨와 그 다음에 로드매니저와 작가 한 분이 타고 계십니다.


◇ 김현정> 로드매니저와 작가? 작가라면 이 자전거 일주를 누가 저 따라다니면서? 


◆ 김선욱> 책으로 발간하기 위한 전문작가가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혼자서 자전거를 그럼 50km 달리다가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 거예요? 


◆ 김선욱> 텐트를 치고 이제 텐트 속에서 다들 4명이 같이 자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자전거를 그렇게 타면 땀이 굉장히 많이 흐를 텐데. 어디서 씻고 옷은 어디서 빨아 입고 그러세요?


◆ 김선욱> 그렇죠, 뭐 대개 옷은 집사람이 손으로 빨래를 해 주고. 샤워시설이 있는 곳은 아주 럭키한 기분으로, 행복한 기분으로 샤워를 하고. 샤워 시설이 없는 곳은 공중공원에 가면 공중화장실에 있는 청소용 호스를 이용해서 샤워를 한다든가 그렇습니다. 정 그런 조건이 없으면 그냥 젖은 상태로 자고 있죠. 


◇ 김현정> 안 힘드세요? 


◆ 김선욱>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지만 또 그걸 즐겁게 생각하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김 선생님, 정말로 폐암 4기 지금 투병 중인 분이 맞으십니까? 


◆ 김선욱> (웃음)


◇ 김현정> 저는 얘기 나누면서도 믿기지가 않아요. 


◆ 김선욱> 그래요? 폐암을 자랑하듯이 얘기하고 다니다 보니까 폐암이 나의 얘기가 아니라 제3자의 얘기처럼 느껴지고. 또 다른 폐암 환자와 같이 가는 느낌입니다. 


◇ 김현정>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셨을 것 같고. 2010년. 


◆ 김선욱>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에 판정을 받았을 때는 아주 큰 공포적인 분위기였고 또 그 다음에 왜 내가 이런 병을 앓아야 되는지 굉장한 반항심도 있었고. 우울한 상태도 있기는 있었습니다만, 우리 집사람이 옆에서 도와주는 또 정신적으로 저를 이끌어주는 힘에 의해서 빠른 시간 내에 남보다 빨리 공황상태를 극복하게 되고 우리 부인의 제안으로 자전거 여행을 출발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그런데 그렇게 극복을 하고 나서도 공기 좋은 곳에 가서, 편안하게 쉬면서 요양을 하는 게 건강에 좋은 게 아닌가 이렇게들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자전거로 여행을 떠날 생각을 하신 거예요? 


◆ 김선욱> 글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폐암이라는 자체가 아무래도 유산소적인 조건이 좋을 것이라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 김현정>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될 거다. 


◆ 김선욱> 그래서 자전거를 타게 되면 굉장히 많이 호흡을 크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지속적인 운동이 될 것 같아서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또 어디서 듣기로는 ‘나는 암 환자다’ 일부러 소문을 내려는 의도도 있으시다면서요,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 김선욱> 그렇죠, 왜냐하면 모든 암환자분들이, 지금 통계상으로는 한 37%만이 자기의 암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통계를 봤습니다만, 감추고 있음으로써 마음의 스트레스나 그런 것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저도 암을 많은 분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시도를 하다 보니까 제 자신이 암환자라는 걸 자연스럽게 잊게 되는, 그런 발상의 역전환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많은 암환자들이 가능한 한 자기의 투병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이제 정신적으로도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해서 이 여행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까지 이제 한 달여를 쭉 달려오셨는데. 그동안 차 타고 쌩쌩 달렸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게 있을 것 같아요, 분명히. 


◆ 김선욱> 그렇죠, 특히 자전거를 달리면서 요새 봄이 지나는 끝무렵인데 도로변에 아름다운 나비들이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주 그 아름다운 호랑나비들이나 이런 것들이 이상하게도 아스팔트 위가 따뜻해서 그런지 앉아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특히 언덕으로 올라갈 때, 최저의 속도로 간신히 올라갈 때 보여지는 작은 풀잎들과 꽃잎들이 굉장히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내가 조금 더 건강할 때, 왜 미리 이렇지 못했나 이런 후회도 좀 드실 것 같아요. 


◆ 김선욱> 그야 다 후회가 되는 삶이기도 하죠. 암을 판정 받고 나서부터는 살아왔던 삶 모든 것에 대한 후회도 하게 되고 그렇습니다만, 또 암 때문에 다시 이런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하게 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선생님, 원래 뭐 하시던 분이세요? 원래 운동하시던 분이세요? 


◆ 김선욱> 자영업도 하고. 하다가 이제 나중에 다 망해서 다시 회사에 취직을 해서 취직하고 있던 중에 암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제가 왜 그 질문 드렸냐 하면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쭉 들어보니까 시인 같으세요.


◆ 김선욱> 그래요?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고 감성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지금 이 절망을 이렇게 희망으로 잘 바꾸고 있는 것이 아닌 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선욱> 감사합니다, 또 많은 암 환우들께서도 침대 속에서 투병을 하시는 것보다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힘찬 투병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 김현정> 10월 말, 한라산 도달할 때까지 절대 다치지 마시고요.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김선욱> 많은 환우 여러분, 파이팅하세요. 


◇ 김현정> 네, 고맙습니다. 



"말기암 환자의 자전거 여행"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2년 5월 28일 [속기원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