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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ING DIARY

[7월2일] 新-舊 교체의 날

 


약속했던 바로 그날, 7월 2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텅빈 야영장을 홀로 지키고 있던 Cycling4Cure는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서둘러 아침을 먹은 후, 텐트 걷는 방법을 인수인계 받으면서 짐을 꾸리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군요. 하지만 평소보다는 일찍 일어난 덕분에 8시 20분 경 모든 채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인수인계를 위해 많은 도움과 조언, 그리고 배려를 해준 정도령과의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헤어져야만 하는 오늘의 섭섭한 마음을 한장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맨 오른쪽, 인격적으로 가장 두툼한(?) 'D'라인의 몸매가 바로 저 좌충우돌 로드매니저 계룡도령입니다. ^^;

 

 


지난주 라이딩의 종착지 임실치즈테마파크에 도착해 오늘의 라이딩을 재개합니다. 저도 옆에서 이들의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하나하나 익혀나갔습니다. 지난 2개월간 정도령이 늘 해왔던 '라이딩 경로 확인' 방법을 열심히 보고 배워야하기 때문이지요. 

나이 50을 넘겨서 새로이 공부를 하려니 약간 긴장이 되기도 하더군요. 

공부라는 것은 역시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 

 


 

이제 모든 출발 준비가 완료 되었습니다.

그동안 2개월을 같이 한 Cycling4Cure 1기의 모습입니다.


 


9시 28분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시작된 오늘의 라이딩은 

임실에서 경남 거창을 향해 거침없이 이어집니다!

 

 


태평리 오르막 중간 쯤에서의 첫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박재란 씨가 준비한 오늘의 간식은 바나나였습니다. 바나나로 원기를 충전한 김선욱 씨는 다시금 힘찬 페달링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조그마한 어려움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폐암 4기' 선고를 받고도 자신이 나아가야할 길을 거침없이 내딛는 김선욱 씨의 용기는 우리가 쉽사리 선택하는 좌절과 포기에 경종을 울리곤 합니다. 

 

 


성하(盛夏)의 태양 아래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 위를 온전히 김선욱 씨의 힘만으로 달려 나갑니다. 고된 오르막길을 넘어 신나게 내리막길을 달리는 모습은 새삼 감동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우리네 인생사처럼, 뙤약볕을 달리다가도 이렇게 어둡고 긴 터널 속을 들어가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터널의 시작점에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터널의 끝에 도달했네요. 

우리는 어둠이든 언덕이든, 어딘가에는 그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이라는 파랑새를 찾는 꿈을 언제나 꾸는 것이지요.


 


정상에 올라 지금 막 지나왔던 곳을 돌아봅니다. 

그 길 위에는 김선욱 씨의 땀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이 흔적들이 앞으로 Cycling4Cure와 함께할, 그리고 먼 훗날 우리를 뒤따라 올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시가 다 되어 장수군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습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친 후, 카페에 들러 브레이크 타임을 가져봅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유난히 즐기는 김선욱 씨는 장수군의 유일한(?)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인 "T-STORY"를 발견하시고 역시나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커피를 못마시는 계룡도령에게는 그림의 떡들만 가득했습니다. ㅠ_ㅠ


김선욱 씨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님께 Cycling4Cure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이별의 시간. 그동안 고생한 정도령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행복과 희망을 기원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다시 자전거에 올라 몇시간을 더 달렸습니다. 장계면 명덕리에 위치한 장수목장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육십령 고개에 드디어 도착하게 되었네요. 오늘 하루 버벅대면서 저지른 계룡도령의 실수들도 함께 정지되는 순간입니다. ^^; 조금 더 달리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이날의 라이딩은 오후 5시 반쯤 마무리 되었습니다. 

 


 

라이딩을 마감하고, 오늘의 숙소를 찾아 거창군 율리의 '율리야영장'으로 향합니다.

 


 

율리야영장에 도착을 하고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이 되었네요.

오늘은 업무 인수인계를 받은 첫날이라 그런지 쉬운 듯 보였던 모든 일들이 힘겹게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라 여기 저기서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곧 익숙해진다면 업무도 척척, Cycling Diary 연재도 척척 빠르게 해낼 수 있겠지요? 조금만 해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 2012년 7월 2일 (월) 맑음 - 63일차
  • 이동 경로: 임실치즈테마파크 > 곡성군 태평리 > 장수목장 > 육십령 고개
  • 일일 주행: 58.5Km
  • 누적 주행: 2803.5Km



내일은 육십령 고개를 넘어 경상남도 함양군으로 달려나갈 예정입니다.

'계룡도령' 올림.